시험과 수면

공부하는 시간과 잠자는 시간을 함께 돌아보며, 시험을 앞두고 생활리듬을 미리 생각하는 이유를 설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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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과 수면

우리나라에서 실시하는 대부분 시험은 밤에 보는 것이 아니라 낮에 본다. 시험을 준비한 공부라면 시험시간에 최상의 컨디션이 나오도록 준비하는 것이 좋다는 것은 누구라도 공감한다.

평소 낮보다 밤에 조용하고 마음이 차분해지니 밤공부에 익숙한 수험생들이 많다. 그래서 밤 12시 넘어 새벽 2시, 3시까지 잠을 안 자다 보니, 아침 11시나 되어야 잠에서 깨어서 공부를 준비하는 수험생이 의외로 많다. 본인 생각은 이렇게 공부를 해 놓고 시험 1~2일 전에 많이 자두면 될 것이라고 착각한다. 하지만 사람 몸에는 생체리듬이라는 시계가 있다. 몸 안에 시간에 따른 리듬이 있어서 매일 일어나던 시간에 깨고, 잠자던 시간에 머릿속이 멍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수면 조절은 시험에서 아주 중요한 요소다.

그렇다면 시험을 앞두고 수면 조절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알아보자.

1) 공부 시간과 수면 시간 조절의 기준은 시험 전날 밤이다. 시험 전날 밤에 몇 시에 자서 몇 시에 일어날 것인가를 계획한 다음, 그 수면 시간을 기준으로 삼아서 잠자는 시간과 일어나는 시간이 이 기준시간을 1시간 이상 벗어나지 않도록 준비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면 시험 전날 12시에 자서 6시에 일어날 것이라고 계획을 잡았다면, 평소 12시에 자고 6시에 일어나는 것이 좋다는 말이다. 일요일이라고 많이 자거나 모의고사라고 적게 자거나 하지 말고 항상 수면 시간은 규칙을 지키는 것이 좋다.

2) 혼자 공부하지 말고 학원이나 도서관에서 공부하기를 권한다.

혼자 공부하면 규칙적인 생활이 깨지기 쉽고, 수면 시간 조절에 실패할 수밖에 없다. 나는 나이 30에 결혼하고 독한 마음을 먹고 수능 시험 준비를 했다. 그런 독한 마음으로 공부를 준비해도 혼자 하면 아무래도 마음이 헤이해지고 잠을 수시로 자게 되는데, 수능을 준비하는 고3들은 그 결론이 뻔하다. 그래서 학원이나 도서관을 권한다. 그곳에 가면 생활도 규칙적으로 될 뿐만 아니라 경쟁심으로 공부 시간과 집중력도 증가하기 마련이다.

3) 만일 수면 시간이 이미 흐트러져 있다면, 잠자는 시간을 바꿔서 조절하지 말고, 일어나는 시간을 바꿔서 수면 시간을 조절해야 한다.

예를 들어 내가 평소에 2시에 잠을 자고 아침 9시에 일어난다고 생각해 보자.(나는 하루에 7시간 수면을 취한다) 수능은 아침 8시 30분 정도에 시작해서 오후 4시 정도에 끝난다. 그러면 일어나는 시간은 시험 2시간 전이 좋으므로 6시 30분에는 일어나야 한다. 그리고 여기에 맞춘 취침 시간은 11시 30분이다. 하지만 나는 새벽 2시에 자고 아침 9시에 일어나는 것이 벌써 몸에 익숙해졌다. 이럴 경우 잠을 12시에 자면 잠이 안 오고 계속 뒤척이게 된다. 조금 전 이야기했듯이 수면 시간 조절은 잠자는 시간을 조절하는 것이 아니라 일어나는 시간을 바꿔서 조절해야 한다.

그래서 아침에 힘들어도 6시 30분에 일어나서 버텨야 한다. 일어나서도 정신이 없고 잠이 오면, 공부를 안 하더라도 밖에 나가서 산책을 하거나 체조를 해서 이겨 내야 한다. 무조건 그 시간에 일어나서 버텨야 된다는 말이다. 그래야 밤이 되면 피곤해서 일찍 잠을 자게 될 것이다. 제대로 시간을 조절하려면 1주일 정도는 힘든 시간이 지속되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것을 보면 수면 시간 조절은 최소 시험 2주 전에는 해야 함을 알 수 있다.

4) 시험 시간에 절대 잠을 자면 안 된다.

공부를 하다 보면 중간에 피곤해서 잠시 쉬고 싶은 유혹이 생긴다. 너무 피곤하면 잠시 눈을 붙였다가 개운한 정신으로 다시 공부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런 유혹을 조심해야 한다. 만일 수능 시험을 준비한다면 시험 보는 시간인 오전 8시 40분부터 오후 4시까지는 무슨 일이 있어도 머리를 땅에 붙이면 안 된다. 사람한테는 생체시계가 내재되어 있다. 그래서 만일 낮 1시~2시에 잠을 계속 자게 되면, 매일 낮 1시~2시에는 잠이 오고 머리가 휴식을 취하려고 하는 것이다. 때문에 시험에서 최고의 리듬을 만들기 위해서는 절대 시험 시간에 잠을 자면 안 된다. 시험 시간에 맞춰서 공부를 하면 더 좋을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5) 심리학에서 기억력과 수면에 대한 실험을 해 봤다. 세 가지 경우를 가정하여 시험을 했다.

① 어떤 내용을 암기한 후 1시간 뒤 시험 보기

② 어떤 내용을 암기한 후 3시간 뒤 시험 보기

③ 어떤 내용을 암기한 후 3시간 잠을 잔 뒤 시험 보기

결과는 놀랍게도 ③, ①, ②의 순서로 성적이 나온다고 한다. 대부분 잠을 자고 나면 기억한 내용을 잊어버릴 것 같은데, 잠을 자고 나서 더 좋은 성적이 나오는 것이 이상하지 않은가? 많은 실험에 의하면 잠을 자는 동안 뇌 세포의 재생이 일어난다. 깨어 있는 동안 뇌세포는 손상을 입게 되고, 잠을 자는 동안 그 손상된 뇌세포를 재생해 준다. 그리고 잠을 자면서 깨어 있던 동안 있었던 일을 재정리하여 기억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렇게 수면은 뇌기능을 향상시켜 학습에서 매우 중요한 기능을 한다. 그래서 나는 수험 기간 동안 수면 시간을 너무 줄이는 것을 권하지 않는다. 적절한 수면 시간과 적당한 방법의 수면이 공부와 시험에서 중요하다고 다시 한 번 이야기하고 싶다.

6) 대부분 수험생들은 수면 시간이 부족해서 문제이지 잠이 오지 않아서 문제가 되는 경우는 드물다. 하지만 수면 장애와 수면 리듬의 문제는 중요하기 때문에 첨가해서 건강한 수면 습관을 위한 실천 방법을 소개하려고 한다.

(1) 잠을 자려고 누웠으나 곧바로 잠이 들지 않으면 계속 누워 있지 말고 가벼운 독서를 권한다. 이 방법은 입면(초기 잠들기)에 좋은 방법이다.

(2) 잠자기 전에 따뜻한 물에 몸을 잠시 담그고 잔다. 38도 내외의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면 부교감신경이 작용하여 수면에 도움이 되고 피로 회복에도 좋다. 하지만 너무 뜨겁게 하면 도리어 방해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잊지 말자.

(3) 수면 시간을 규칙적으로 하는 것도 중요하다. 우리 몸에는 생체 리듬이라는 시계가 있어서 규칙적인 수면을 하게 되면 다음날 그 시간에 똑같이 잠이 오게 되어 있다.

(4) 침실은 조용하고 따뜻하게 하며 어둡게 하는 것이 좋다. 그래야 부교감신경이 작용하게 된다.

(5) 잠자기 전에 과식하지 않는다. 위장을 포함한 소화 기관도 잠자는 동안 휴식이 필요하다.

(6) 잠자기 전에 과한 운동이나 텔레비전을 포함한 정신적, 육체적 자극이 없도록 한다. 잠자기 전에 이런 자극을 주면 잠자는 동안 꿈을 꾸거나 깊은 수면을 방해받게 된다.

(7) 따뜻한 우유나 차를 약간 마셔서 기분을 조절하고 몸을 따뜻하게 도와주는 것도 숙면에 도움이 된다.

이 글은 작성 당시의 경험과 견해를 담고 있습니다. 개인의 건강 상태와 진료에 관한 판단은 의료진과 상담해 주세요.

이종한 원장

글과 강의 이종한오렌지한의원 원장 · 한의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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